본문 바로가기
Environment & Energy (환경에너지)

지구가 그냥 땅덩어리라구?

by 엔조잉 2018. 7. 3.

 

물이 만드는 세상

 "눈에 보이는 건 바다뿐인데 우리가 사는 행성을 지구 곧 땅덩어리라고 부르는 것은 가당치 않다."라고 영국의 뛰어난 SF작가, 아서 클라크 가 말했다. 우리는 땅의 세상에서 살지만, 지구는 물이 만드는 세상이다. 지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닷물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조류는 멀리까지 엄청난 양의 물을 실어나른다. 따뜻한 멕시코 만류 혼자서 운반하는 물이 전세계 강을 모두 합친 양보다 50배나 많다. 물은 열을 품기 대문에 태양에너지도 골고루 퍼뜨린다. 기후가 불안정해지지 않는 데는 이렇게 열을 분산시키는 바닷물의 역할이 크다. 바닷물에 녹아있는 기체는 대기의 성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다, 얼마나 알고있니?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람이 분류한 종은 모두 140만 종에 이르는데 그중 바다에 사는 것은 25만 종에 불과하다. 바다에 생물이 적게 살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아직 바다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해양 생물은 보통 r전략으로 번식한다. 즉, 어미는 새기를 수두룩하게 낳지만 끝까지 자라는 새끼는 드물다는 것. 물고기는 물론이고 진화의 낮은 단게에 있는 생물은 다 그렇다. 물개, 돌고래, 고래 같은 포유류는 바다에 사는 종 치고는 드물게 k전략으로 번식한다. 소수의 자식을 애지중지 키우는 것이다. 땅으로 가로막힌 생태계와는 달리 바다는 먹이사슬이 겹치고 도 겹친다. 작은고기를 중간고기가 잡아먹고, 중간고기를 큰 고기가 잡아먹고, 큰 고기를 더 큰 고기가 잡아먹는다. 사람이 낚시를 하기 전부터 이미 바다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낚시질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바다에서도 땅과 마찬가지로 생산자는 오직 식물이다. 해초, 식물성 플랑크톤, 박테리아도 바다 식물로 친다^^ 바다 식물의 태반은 여기저기 떠다니는 식물플랑크톤이다. 이를 먹고 사는 것이 동물플랑크톤이고 이를 다시 작은 물고기나 수염고래가 잡아먹는다. 작은 물고기는 다시 더 큰 물고기, 혹은 물개, 거북, 새 등이 잡아 먹는다. 시체가 생겨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되면 게, 성게가 청소하고 박테리아가 분해한다. 육지에서 먼 난바다에서 육지에서 가까운 든바다로 다가갈수록 다양한 생물이 살고 도 햇볕도 많은 해안대가 나온다. 바닷물이 개뻘로 가장 깊숙이 들어온 만조선에서 보통 대륙붕 가장자리까지를 일컫는데 바다 면적의 무려 10% 가까이를 차지한다. 해안대에는 산호초가 많은데, 바다에서 아기자기한 생태계하면 누가 뭐래도 산호초를 꼽을 수 있다. 우리가 해안가로 여행을 가서 스노우쿨링을 하는 이유도, 조금이나마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다. 보통 한곳에 3천종이 넘는 산호가 모여 살며 이 안에서 다시 각양각색의 물고기, 벌레, 해초 같은 동식물이 얹혀산다. 나는 괌에 여행 간 적이 있는데, 섬이다 보니 스노우쿨링 할 장소 찾기가 쉬웠다. 유명한 곳들은 대부분 오염되어 많은 구경이 어려웠지만, 프로그램으로 들어가게된 제한 구역은 실로 아름다웠다. 산호초는 변화무쌍하기는 하지만 아주 오랜세월 걸쳐 만들어지며 또 아주 민감해서 사람의 손을 타면 금세 망가진다.

 

강, 호수, 습지

 바닷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었다가 비로 내리면 골짜기를 타고 흐르고 물줄기가 아래로 모여 강이 된다. 물살이 빠른 계곡의 급류에서는 생물이 잘 살지 못한다. 식물은 바위에 착 달라붙고 물고기는 송어와 같이 찬물을 좋아하고 산소를 많이 마시는 민물고기가 주로 산다. 물살이 쎄다 보니 산소를 휘저어 급류에서는 산소가 풍부하다. 기울기가 완만한 곳에서는 물줄기가 모여 강을 이룬다. 강은 골짜기를 따라 천천히 흐르면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먹여 살린다. 구불구불한 강을 사람이 뚝 끊어서 직선으로 운하나 4대강 같은 것을 만들면 이어지지 못한 물줄기에 살던 생물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다. 멀쩡한 강을 두고 자연을 이겨보겠다는 사람들.. 반항할 힘이 없는 자연은 그렇게 파괴되고, 다른 방식으로 우리는 필연적 부메랑을 맞을 것이다. 환경이 자꾸 경제 및 산업에 밀리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땅 위로 흐르는 지표수와 지하수가 우묵한 곳에 고이면 호수가 되는데, 호수는 네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연안대(호수 기슭), 담수대(식물이 자랄 수 있을 만큼 빛이 넉넉하게 들어오는 곳), 바닥대(깊고 차가운 곳), 호수 밑과 같다. 내륙습지는 해안습지처럼 식량을 많이 생산한다. 식물, 플랑크톤,포유류, 조류, 양서류, 곤충이 모두 습지에서 잘산다. 습지가 하천을 관리하는 이치는 스펀지와 비슷하다. 비가 안오는 건기에는 땅이 바짝 말라서 쩍쩍 갈라지고 숭숭 구멍이 뚫린다. 비가오는 우기나 얼음이 녹는 봄에는 부풀어올라서 지상으로 물이 배어나오게 하거나 아니면 지하수로 흘러내리게 한다. 농경지로 메워지는 것 말고도 지구온난화로 세계의 습지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습지가 없으면 홍수가 잘나고 땅도 잘 깍여 내려간다. 요새는 인공 습지도 있고, 그러한 곳을 생태학습장으로 아이들에게 교육해주는 지역이 늘었다. 습지는 강, 계곡, 바다와 또 다른 느낌의 자연을 느끼게 된다. 물 소리는 조용하지만, 다양한 생물들의 소리들을 듣다보면,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온 그 어느날 여름방학이 떠오른다. 다음 시간에는 흙이 만드는 세상을 공부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