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살고, 지구는 죽겠다
인간이라는 종이 생물자원을 독차지하면서 나머지 생물종은 큰 피해를 입었다. 오늘은 무분별한 벌채, 기업화된 사냥 같은 이난의 활동이 생물권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종이 살까? 과학자들이 해마다 새로운 종을 보고하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종이 140만 정도인데, 혹자는 아직도 100만종은 더 있다고 말하고 심지어 1억 종이 더 나올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알려진 동물종 중에서 놀랍게도 척추동물은 4%도 되지 않으며 그마저도 절반은 어류다. 알려진 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지동물 85%(몸통에 다리가 여럿 달린 무척추동물로 곤충, 거미, 가제, 전갈이 여기에 들어간다.), 지렁이류와 조개류 6%, 어류 2%, 파충류와 양서류 0.8%, 조류 0.8%, 포유류 0.4%이다. 생물은 골고루 흩어져서 살지 않고, 어떤 곳에서 동물도 식물도 종이 유난히 풍부한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열대지방이 그렇다. 또 의외로 섬도 생물이 다양하다. 마다가스카르만 해도 그렇다. 이 섬은 아프리카와 붙어 있었는데 아프리카 본토에서 멸종한 종이 아직도 많이 산다. 지금까지 알려진 종의 10%가 이 섬에 산다. 나무만 하더라도 북미보다 더 많은 종이 있다. 호주는 몸 박 주머니에 새끼를 키우는 유대목이 흔하던 시절 아시아에서 떨어져 나왔는데, 유대목은 다른데서는 몸속 태반으로 새끼를 키우는 동물한테 밀려낫지만 호주에서는 잘 살아남아 캥거루에서 코알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으로 분화했다. 그렇지만 섬 생캐계는 충격에 약하다. 그래서 인간이 생물권에 미친 극적 변화를 알아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마다가스카르는 열대 우림의 90%정도가 경작지로 베어져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생태계는 현재 아슬아슬 위협을 받고 있다. 숲이 없어지면 흙도 자연히 깎여 나가기에 농경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중이다. 유럽 배들은 세계 각지를 돌면서 많은 섬을 숙대밭으로 만들었다. 유럽인들은 카리브해의 섬들도 사탕수수 농장으로 만들었다. 기업형 수렵채취자들은 알, 고기, 깃털을 노리고 새들의 서식지인 섬을 공격하면서 바닷새의 씨를 말렸다. 사람들은 그 당시 플라스틱이나 석유가 없었기에 연료는 나무와 숯을 썼고 고래 기름으로 등불을 켰다. 또 비버털 모자, 오소리수염 붓, 사슴가죽 장갑, 바다코끼리가죽 방탄조끼가 널리 쓰였다. 이처럼 식량, 의복, 기타 생필품 조달을 위해 사람이 사냥을 했지만, 멋부리기 위한 장식용 깃털을 위해 새를을 잡거나 하는 일은 너무 심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도살을 제도적으로 양산하는 것이 바로 '기업화된 사냥'이다. 지금의 어업도 마찬가지이다. 직접 먹고 쓰기 위해 동물을 잡는 자급형 사냥꾼과 달리 기업형 사냥은 시장에 팔기 위해 사냥을 한다. 미국 대평원에 살던 원주민은 들소 몇마리를 잡아서 고기는 먹고 가죽은 말려쓰는 등 알뜰살뜰 이용했지만, 백인 이주민들은 한꺼번에 몇천 몇만 마리씩 죽여서 고기만 쏙 발라내서 도시에 내다 팔았다. 다시 말해, 자급형 사냥꾼은 대체로 자원을 잘 관리한다. 한 식량자원이 너무 적다 싶으면 다른 식량자원으로 바군다. 생태계를 어지럽히지 않는다. 어지럽히면 스스로가 고립되고 죽어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기업형 사냥은 생태계를 어지럽 힐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동물이 적어지면 값이 치솟기에 더 악착같이 사냥을 하기 대문이다. 우리나라의 호랑이가 일제시대에 사라진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그 값어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형 사냥꾼은 그의 직업이며 전문가이기에 그 분야에서 성공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북미 원주민들은 드넓은 숲과 풍부한 들짐승으로 이루어진 환경자원을 잘 관리(공생, 포식자가 사냥을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했지만, 유럽 이주민들은 기업형 사냥으로 동물의 씨를 말렸다. 우리나라의 호랑이 뿐 아니라 시라소니 등도 외국인들에 의해 혹한 시절을 겪어야만 했다. 이렇게 종을 다 없애야 생태계가 망가질까? 그것은 아니다. 꼭대기에 얹은 쐐기돌 하나만 없애도 아치가 와르르 무너지듯 생태계의 운명을 한 손에 쥔 종들이 있다.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은 핵심종으로 불린다. 생태학자들은 멸종 위기에 놓인 동식물을 찾으면서(워낙 개체수가 적으니 찾기도 굉장히 어렵다.) 생물다양성을 조금이라도 지키려고 애쓴다. 멸종위기종은 비슷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몸집이 크고, 새끼를 적게낳아 번식이 느리며, 서식지가 특이하고 식성이 까다로워 환경 적응성이 낮은 것 등등의 특징들이 있다. 멸종위기종과 비슷하게 멸종가능종이 있다. 이는 그런대로 자연안에서 개체군을 이루며 살기는 하지만 눈에 띄게 수가 줄었거나 서식지가 모자라는 종을 말한다. 흰머리수리, 회색곰은 환경보호법이 없었더라면 진작 멸종위기종이 되었을 것이다. 생태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보통 지표종으로 알아본다. 지표종은 환경이 악화되면 제일 먼저 힘들어하는 종이다. 미국의 철새는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북동부의 서식지는 자구만 잘려나가서 찌르레기, 어치, 개곰, 집고양이도 간신히 먹여살리는 정도이고 겨울에 찾아가는 열대 우림도 자꾸만 벌채되어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가까운 지표종은 양서류이다. 피부가 얇고 알이 흐물흐물하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 물, 흙에 바로 영향을 받는다. 이때문에, 양서류는 겉보기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곳에서도 수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세계 인구는 앞으로 50년 뒤면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지고 있다. 우리의 생활 습관과 소비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머지않아 우리는 땅 위의 가용자원은 물론, 바다의 자원까지 남김없이 써버리고 생물 다양성은 종말을 고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설마설마하면서 지구라는 구조물을 해체하고 환경이라는 부품을 하나하나 버리면서 지구 위에서 어마어마한 실험을 계속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는 동물처럼 먹으며만 에너지를 얻지는 않는다. 당신은 보일러(열에너지)로 집을 따뜻하게 하고, 컴퓨터를 돌리고 머리까지 말리며(전기에너지) 기름으로 차를 굴린다. 우리는 마치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처럼 특히 석유제품을 흥청망청 쓰고 있다. 우리는 동물이 어떻게 배우고 이동하고 교감하는지, 열대 우림 어딘가에 어떤 약초가 숨어있는지 모른다. 하물며, 우리가 열심히 쌓아올리고 '발전'하고 있다고 하는 이 인간만의 생태계가 과연 지속가능한 생태계인지조차 모른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예상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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