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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ironment & Energy (환경에너지)

도시, 환경 이야기

by 엔조잉 2018. 7. 9.

 

에너지 중심, 도시

 에너지 소비가 공장을 돌리고, 인구를 불리고, 농업을 바꾸고, 또 조직을 키웠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은 농토를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었다. 도시는 생태계에서 많은 역할을 하지만, 한마디로 정의하면 도시는 잉여 에너지와 잉여 물자가 사방에서 모였다가 변형되는 곳이다. 도시는 시장이고 제조의 거점이고 유통의 구심점이다. 상품이 쏟아져 들어오고, 공장은 요란하게 돌아가고, 사람들은 물건을 사고 판다. 그리고 상품이 쏟아져 나간다. 도시는 조직의 구심점이기도 하다. 쏟아져 들어온 에너지는 사람들을 먹이고 덥히고 재우고 웃겨준다. 사람들은 에너지 덕분에 정보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엮어나간다. 공직 사회와 민간 기업의 관리자와 경영자가 그렇고 종교 지도자에서 언론인에 이르기까지 생각과 여론을 이끌어가는데 관여하는 사람이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 한마디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은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물자와 사람을 실어나르고 수백만을 먹일 식량을 들여와서 수많은 식당과 가게로 퍼뜨리기 위해서는 수송망이 있어야 한다. 철도, 기차역, 공항, 거리, 고속도로, 주차장이 필요하다. 로스앤젤레스 같은 도시는 이런 수송망이 도시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도시안에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3가지인데, 개인교통(자가용, 오토바이, 걷기, 자전거), 대중교통(버스, 전차, 지하철), 틈새교통(관광버스, 백화점 버스, 카풀)이다. 미국에서 대중교통의 고객 분담률은 7%에 불과하다. 통일되기 전 서독이 15%였고 일본은 50%에 가까웠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은 나홀로 차량이 대부분이다. 위와 같은 수송망 말고도 물, 전기, 천연가스 등의 공급망도 필요하다. 그러자면 파이프, 배수로, 저수장, 발전소, 전선이 필요하다.

 

도시의 먹성

 도시의 먹성은 대단하다. 미국인이 하루에 쓰는 물은 야가 378L이고 기름은(산업용을 포함해서) 23Kg정도이다. 식량을 비롯한 소비재는 약 2Kg을 쓴다. 필라델피아는 별로 크지도 않은 도시지만 이곳에서만 하루에 식량을 300만Kg, 물 570만L, 기름은 400만Kg을 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자와 에너지를 들여오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다. 한 사람이 하루에 2Kg의 쓰레기를 만들고 0.5Kg의 분비물을 내놓고 370L의 하수를 내놓고 0.5Kg의 공기를 더럽힌다고 한다. 이쓰레기들은 전부 어디로 갈까? 창밖으로 휙 버리면 돼지가 다 받아먹던 시절은 지나갔다. 쓰레기는 고체왜 액체로 크게 나눌수 있는데, 우선 고체 쓰레기부터 알아보자. 고고학자이며 쓰레기 전문가인 윌리엄 라트제는 다년간의 현장경험으로 고체 쓰레기를 이렇게 나눈다. 종이, 판지가 40% 건축폐기물과 정원쓰레기가 20%, 음식쓰레기, 금속, 유리, 플라스틱이 각각 5~9%, 나머지 15%는 기타 잡동사니(옷, 고무, 가죽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가축이 알아서 처리하던 방식은 1800년대부터 공중위생을 위해 매립장이 생기면서 사라졌다. 도시 밖으로 쓰레기를 잔뜩 싣고 가서 그날분 쓰레기를 묻고 그 위를 흙으로 덮었다. 하지만 빗물이 쓰레기더미 속으로 스며들어서 나중에는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그래서 진흙이나 플라스틱으로 차단벽을 만드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매립장은 여기저기 많이 들어섰지만 속에 파묻힌 쓰레기는 거의 안 썩고 썩어도 시간이 한참 걸린다. 그래서 매립장은 갈수록 불어나기만 한다. 오래된 매립장이 차면 아주 먼 곳에서 새 매립장을 물색해야 한다. 1940년대와 1950년대에는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도시가 많았다. 소각장은 쓰레기 부피는 줄여주지만 재, 열, 화학물질, 악취를 낸다. 여론이 안 좋아서 처음에 나온 소각장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1970~1980년대에는 쓰레기를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기술이 발달해서 소각로가 다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대기 오염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오염을 그나마 줄이려면 소각장을 계속 가동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미리 쓰레기를 잘게 자르는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오염감축장치를 설치하는 데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환경운동가들은 쓰레기를 줄이면 소각장을 안 지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까? 앞에서 보았지만 몇 번이고 다시 쓸 수 있는 쓰레기가 많다. 미리 분류를 해서 재활용공장으로 보내거나 퇴비로 쓰는 것이 그냥 버리는 것보다 백번 낫다. 재활용을 하려면 공장에서 중고품을 처리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한다. 알루미늄의 60%는 다시 녹여서 재활용을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직도 종이의 재활용 비율이 낮다. 반면 원목 가격이 비싼 유럽과 일본에서는 종이를 많이 재활용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조금 어려운 말로 원천감축 또는 발생억제라고 한다. 처음부터 아예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원천감축은 결국 수명 문제와 통한다. 양말에서 집에 이르기까지 가급적 오래 가는 것을 써야 한다. 종이봉투가 나은가 비닐봉지가 나은가 갑론을박을 벌일 시간에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가고, 종이컵 사용도 자제하자. 원천감축을 시도한 곳에서는 다들 재미를 보았다. 미국 시애틀의 경우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1983~1993년에 65%나 줄어들었고 소각로 이야기도 쑥 들어갔다.

 

도시의 갈증

 물은 또 조금 다르다. 물은 고체 쓰레기처럼 한 군데 가만히 있지 않고 사방으로 흘러서 퍼진다. 우선은 물을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미국은 1인당 하루에 약 378L의 물을 쓴다. (변기 94.6, 목욕 75.7, 요리 18.9, 설거지 56.7, 세탁 75.7, 청소나 정원 56.7) 웬만한 대도시에는 수백만명이 사니까 엄청난 물이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물 쟁탈전이 벌어진다. 뉴욕과 필라델피아가 신경전을 벌이고 로스앤젤레스는 수자원이 부족한 남서부에서 애리조나주 전체와 핏대를 올린다. 물이 부족한 캘리포니아에서는 엄격한 규제로 1인당 물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었다. 이런 방법을 썼다. 물이 약하게 나오는 샤워 꼭지를 쓰고, 물탱크 안에 벽돌을 집어넣고, 정원에서도 증발이 금방되는 스프링클러보다는 땅을 바로 적셔주는 방식으로 물을 공급하고, 이빨을 닦을 때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비누칠을 할 때는 샤워 꼭지를 잠근다. 그런가 하면 하수 처리도 문제다. 대도시에서는 하루 수천 톤의 소변과 대변을 한 곳으로 모아 처리한다. 처리되지 않는 폐수는 유기물이 풍부해서 옛날에는 거름으로 각광을 받았다. 유기물이 가득 담긴 이 하수가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가면 생태게는 혼란에 빠진다.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과 물풀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겠지만 얼마 지나면 물고기가 질식사한다. 폐수처리공장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웬만한 대도시에는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를 그냥 강이나 바다로 내보냈다. 저수장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 곧 찌꺼기는 어떻게 할까? 에전에는 그냥 버리거나 소각로에서 태웠지만 지금은 화학처리를 하여 비료로 만들어 돈을 받고 판다. 이런 처리공장이 잘 돌아가려면 폐수가 한곳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하수 시설이 잘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구가 천만명이 넘는데도 뭄바이, 카이로, 멕시코시티처럼 아직 정화시설이 크게 부족하여 쓰레기 처리로 골머리를 앓는 도시가 아직도 너무나 많다. 교통, 물 이용, 쓰레기 처리는 도시 환경을 좌우하는 3대 요소다. 도시 생태를 결정하는 요인은 이 밖에도 건축, 설계, 토지 활용, 건축 규제, 경제 활동, 기타 도시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활동들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인간 활동과 마찬가지로 도시도 크건 작건 주변의 생태계와 잘 어울리게 조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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