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섬, 지구
이스터섬 주민과 마찬가지로 나머지 지구에 사는 사람들도 주변 환경을 급격히 바꿔 놓고 있다. 우리는 인구 폭발로 언젠가는 허허벌판에 내던져 질 것인지, 우리 자신과 지구를 위해서 녹색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인지 잘 결정해야한다. (잘 생각할 시간은 충분했다. 이제는 결정하고 움직여야 할 때이다.) 가장 으스스한 미래상은 개럿 하딘이 1968년에 발표한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글이 보여준다. 하딘은 파국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믿는다. 10명의 독립 목축업자가 소를 키우는 목초지가 있다고 하고, 목축업자는 누구나 재산을 불리고 싶어한다. 갑이라는 목축업자가 소 한 마리를 늘리면 그는 +1을 얻는다. 그러나 소 한마리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환경비용(환경부담)은 10명의 목축업자가 나뉘므로 소 한마리를 보탰을 때 갑이 입는 손해는 -0.1이다. 그러니 갑은 당연히 소를 많이 키우려 할 것이고 나머지 9명의 목축업자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공용지의 풀은 남아나지 않아 사막으로 바뀌고 모두가 공멸할 것이다.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땅 말고도 공기, 바다처럼 마음껏 쓸 수 있는 자원이다. 하딘은 눈 앞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경쟁을 벌이다 보면 자원이 바닥나서 결국 지구에 재앙이 닥치리라는 것이다. 파울 에를리히가 1968년에 쓴 '인구 폭탄'이라는 책도 사람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는데, 맬더스처럼 에를리히도 인구가 이대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식량 부족으로 인한 떼죽음이 시간문제라고 보았다. 또 1972년 메도즈 등이 쓴 '성장의 한계'는 인구 동향, 환경 조건, 세계 경제의 추세가 모두 지구 오염을 급속도로 악화시키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온실효과와 오존층 파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1980년대 부터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우리는 이런 비관론이 일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스터섬만 하더라도 개체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서 나중에는 모두 공멸한 개체군의 사례가 많다. 하지만, 그냥 가만히 누워서 세상이 망하기만을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희망, 지구
'공유지의 비극'에서 하딘은 목축업자들이 서로 소통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이 공유지를 관리하지도 않고, 공용재의 개념도 모르고, 하루살이처럼 눈 앞의 이익만 쫓으며 살아간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통사회에서 수백 수천년동안 공유지를 아무탈 없이 잘 관리했다. 나이든 원로들이 공유지를 잘 감독했고, 관습과 종교의 힘으로 개인의 탐욕이 불거지는 것을 막았다. 산업화에서는 두 가지 상황이 모두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업화에 매진했던 동유럽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환경이 크게 훼손되었고, 반면 서유럽에서는 정부가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절하는데 신경써서 국립공원도 늘어났고, 각종 규제를 통해 오염과 환경파괴를 막는데 앞장섰다. 어떤 나라, 어떤 회사, 어떤 단체에서도 바다와 공기를 독점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것을 함께 보호하기도 쉽지가 않다. 같이 지키기는 어려워도 같이 망치기는 쉬운 법이다. 하지만 세계 모든 나라는 오존을 잡아먹는 프레온가스를 아예 쓰지 않기로 뜻을 모았고 (가시적인 오존홀이 한 역할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양 자원 남획도 규제하기로 했는데, 이는 얼마나 실천할지 두고 봐야하는 규제이다. 인구 폭발 문제로 1인당 식량 생산량은 1968년 이후로 크게 늘었고,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는 1990년대부터 식량 자급국가로 돌아섰다. 다양한 품종 개량과 화학비료 투입으로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생명공학 덕분에 식량 생산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염물을 처리하는 분야도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우리는 자원 고갈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농지는 유한하고 화석연료도 머지않아 바닥이 날테지만, 대체에너지는 있으며 비에너지 자원은 아직 존재한다. 광물도 더 싸고 환경 친화적인 대용물로 바꿔쓰기 위한 노력은 전세계에서 계속 되고 있다. 몇몇 발전이 보이지만, 실용성 측면이 앞으로 풀어가야할 문제점이다.
지속 가능 생태계, 지구
인간이 가장 무분별하게 탕진하는 생물권 자체의 자원은 우리가 워낙 함부로 탕진하는 바람에 화학물질을 제대로 순환시키지 못하고 공기, 물, 흙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식물은 우리가 지금 가장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인 이산화탄소를 무려 생물자원으로 바꾸어지고 공기와 물의 오염물질도 걸러준다. 식물은 또 물의 순환을 다스리고 다른 화학 순환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다른 유기체도 흙에 산소를 불어넣고 물을 저장하고 식물 양분을 재활용하고 해충을 없애고 꽃가루를 옮겨서 식물의 수정을 돕는다. 이러한 자연 순환 생물권이 정상적으로 일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어 낼 수 있을 텐데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환경은 훼손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회복력이 존재하는 지속가능 생태계이다. 이처럼 우리는 현재의 수요를 맞추는 것 뿐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을 안겨주지 않는데도 신경쓴 지속가능개발을 꿈꾼다. 지금까지는 미래 세대가 직면할 문제도 과학이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믿었다. 그러나 우리도 이제는 생물권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우리가 쓸수 있는 물질과 에너지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우리의 아이에게 적어도 우리가 태어난 세상만큼은 살 수 있을 만한 세상을 물려주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해결책은 결국 펑펑 쓰지 않으면서도 수준 높은 생활을 누리는 그런 삶을 만들고자하고, 소비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전환해야 하며, 쓰레기도 줄여야 한다. 낭비하지 말고 연료 추출과 에너지 변환의 효율을 높이고 나무, 금속, 석유화합물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농업은 같은 당에서 더 많은 수확을 올리는 집약농업이 바람직하고, 쓰레기를 최소화 하고 식물의 영양분을 친환경적으로 잘 관리하며 획일적인 농사보다는 다양한 작물을 기르는 것이 좋다. 근본적 변화는 65억이 넘는 세계인이 각성할 때 나타난다. 종이, 금속, 플라스틱을 적게 쓰고, 유기농산물을 키우고 사고, 나무를 심고, 물을 아끼고, 수명이 긴 제품을 쓰고, 재활용에 힘쓰고 재활용품을 애용하고, 아이를 적게 낳고, 지속가능경제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는데 온 세게인이 동참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이 지구라는 놀라운 생명의 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일부분이다. '세계를 생각하면서 지역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질 때 지속가능생태계가 오는 날도 그만큼 앞당겨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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