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달려서 피할 수 있을까!?
전문가의 견해부터 던지자면, 홍성진 국립방재연구소 연구원은 연안에서 해일을 목격한 다음에 뛰어서 대피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며 지진해일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멀리 가는게 아니라 무조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진해일파의 속도는 지형의 형태나 높이, 파동이 들어오는 방향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론적으로 지진해일의 속도는 5000m수심에서 비행기와 같은 시속 800km다. 수심 500m에서는 고속열차 속도인 시속 250km이다. 수심 100m에서는 자동차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100km 이상의 시속이며, 해안가에서 파고가 10m일때는 35km정도다. 그때그때 다른 지진해일파에 따라 자동차가 전속력으로 달려도 따라잡힐 정도로 빠르게 진입하기도 한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우리나라는 대부분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건물이 많은데 해일로 부터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옆나라의 지진해일 피해에 관한 보도등을 방송에서 보면 파도에 집들이 힘없이 부서지는 것을 보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콘크리트 건물도 지진해일에 속수무책일까? 홍성진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은 지진해일로 붕괴되지 않고, 일본에서 지진해일의 피해가 특히 심한 이유는 지진해일의 피해를 입은 마을에 목조건물이 많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목조건물은 지진의 흔들림에는 강하지만 기초가 약하기 때문에 지진해일처럼 한쪽에서 힘으로 밀 경우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일본의 해일 피해 관련 동영상을 보면 파도처럼 밀려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집이 둥둥 떠내려간다. 하지만 콘크리트 건물이 지진해일로 부서지는게 드문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호준 수석연구원은 1943년 알래스카 지진해일로 높이가 30m나 되는 콘크리트 등대가 기초부분만 남고 송두리째 사라졌다는 기록을 언급하며 파고가 4~19m 정도 되면 콘크리트 건물의 일부는 손상되고, 벽돌 건물은 거의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진과 지진해일 중에 어느 쪽이 피해가 더 클까? 센다이 지진의 사상자로 보면 지진해일의 피해가 크다. 사망자 중 90%가 익사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내가 본 동영상 화면에서는 지진해일의 긴 파도가 육지 내부까지 쭉 밀고 들어오며 잠시 머무는 것 처럼 보였다. 그 뒤에 지진해일파는 육지로 유입하는 힘 뿐 아니라 다시 바다로 되돌아가는 복원력 또한 무척 클 것이다. 전문가는 바닷물이 육지에 머무르는 것 처럼 보이는 이뉴는 파장이 너무 길어 다음 파도가 오기 까지 수십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하며, 바닷물이 육지로 올라오는 것도 한 순간이지만 빠져나가는 것도 순식간이고, 들어올 때 보다 돌아나갈 때 더 큰 가속도를 갖기 때문에 물이 빠질 때도 침식 피해가 상당하다고 설명한다. 바다에서 파도 치는 것만 보아도 파도가 밀려올 때 큰 힘으로 확 밀고 오고, 다시 물이 빠질 때 모래가 많이 쓸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해안가에 모래가 계속 사라지는 곳이 있고, 해안가 경제를 위해 모래를 실어다 놓고 있는 곳 들도 있다. 지진 해일 이후에 물이 바지면 휩쓸고 간 자리에 뭔가가 남기 마련이다. 지진해일 때문은 아니었지만, 2016년 우리나라 부산 마린시티에서도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난 적이 있다. 해운대구 마린시티 근처 방파제를 넘은 파도가 밀려와 도로에 물고기들이 쏟아졌다.사실 지진해일로 유입된 부유물질은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아라고 할 수 있다. 지진해일과 함께 엄청나게 많은 양의 해저 물질이 육지로 유입되는데 이 쓰레기를 치우는 일도 보통이 아니고, 이 부유물질이 침식피해를 더 크게 한다. 일반 파도가 건물에 부딪힐 떄의 파괴력 보다, 바닷물에 자갈이나 모래가 섞여 부딪힐 때의 파괴력이 훨씬 쎄다. 이 때문에 지진해일 파도에 맞은 사람들의 피부에는 일반 파도에서는 볼 수 없는 상처들이 많다.
동해에서 일어난다면?
세계의 모든 해안 지방이 지진해일에 노출 될 수 있지만, 거대하고 파괴력 있는 지진해일의 대부분은 태평양과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다. 태평양의 규모가 거대하고 이 지역에 대규모 지진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체지구물리 및 지진해일에 관한 세게정보센터(WDC)가 2005년 펴낸 자료에 다르면 확인된 1106건의 지진해일 중 82%가 대평양 지역에서 발생했다. 10%가 지중해, 흑해, 홍해 및 대서양 북동부이고 5%가 카리브해 및 대서양 남서부, 1%가 인도양, 다른 1%가 대서양 남동부였다. 거의 모든 메가 지진과 지진해일은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한 셈이다. 일본 동북부 해역에서 발생한 센다이 지진해일은 일본열도가 일종의 방파제 역항르 해 우리나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동해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지진 전문가들은 일본 서해안을 따라 동해 해저에 남북으로 길게 지진대가 발달해 있으므로 이곳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동해안도 지진해일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일본 서해안에서 일어난 지진해일로 우리나라가 피해를 입은 기록은 5회 정도 남아있는데, 이중에 아키다 현 지진해일로 동해안 지역에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만일 동해에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일본은 지진이 바로 해안가 근처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지진 후 바로 피하지 않으면 지진해일의 피해를 피할 수 없지만, 우리는 적어도 1시간은 대피할 시간이 주어져 나은 편이라고 한다. 소방방재청 방재연구소가 작성한 가상지진해일 시나리오에 따르면 동해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날 경우 동해안에는 1시간 반만에 지진해일이 도착하며 파고는 2~5m에 달해 상당한 피해가 예상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진해일 경보가 울리면 무조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다시 조언한다.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했었다. 그 때 대두되었던 것은 지진 경보 발령이 적절했는가, 신속했는가였다. 이호준 수석연구원은 지진해일이 일어났을 때 이를 탐지하고 빠르게 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은 우리나라도 잘 구축되어 있으나,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대피시키는 능력에 대해는 회의적인 방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지진해일 경보를 울리는 곳과 대피명령을 내리는 곳이 달라 두곳이 상호 연동 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우리는 많은 생명을 잃은 적도 있다. 도 지진해일은 워낙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라 국민들이 지진해일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이 수석연구원은 재난 대피 명령을 신속하게 알리는 시스템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동해안 해안도로의 가로등을 깜빡이게 하거나, 일시에 재난 문자를 정확히 발송하는 등의 예시를 말해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는 일 없이, 우리 미리 행동합시다.
'Environment & Energy (환경에너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외 기후변화 정책과 프로그램들 (0) | 2018.08.03 |
---|---|
바다의 불편한 진실 (0) | 2018.07.13 |
지구는 섬 (2) | 2018.07.11 |
당신의 삶은 풍족? 부족? (0) | 2018.07.10 |
도시, 환경 이야기 (0) | 2018.07.09 |